MIDI란 무엇인가: 소리가 아닌 연주 정보
MIDI 파일을 처음 받으면 용량이 너무 작아서, 또 재생하는 기기마다 소리가 달라서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MIDI는 녹음된 소리가 아니라 어떤 건반을 언제 누르고 언제 뗐는지를 적어 둔 연주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MIDI 안에 어떤 정보가 들어 있는지, 오디오 파일과 무엇이 다른지, 악보로 바꿀 때 어떤 점을 알아 두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MIDI는 소리가 아니라 연주 기록
MIDI는 전자 악기와 컴퓨터가 서로 연주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1980년대 초에 정해진 공통 규격입니다. 건반을 누르면 몇 번 음을 어느 정도 세기로 눌렀다는 신호가 나가고, 건반을 떼면 그 음을 멈추라는 신호가 나갑니다. MIDI 파일은 이런 신호를 시간 순서대로 모아 둔 것입니다. 파일 안에는 소리 자체가 없으므로, 재생하려면 그 신호를 받아 실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음원 장치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피아노 연주를 적은 종이 악보가 있어도 누군가 피아노를 쳐야 소리가 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MIDI 파일 안에 든 정보
가장 중요한 정보는 음 번호와 세기입니다. 음 번호는 0부터 127까지이며 가온다가 60번, 그 위 도#이 61번처럼 반음마다 1씩 늘어납니다. 세기는 벨로시티라고 부르며 역시 0부터 127까지의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세게 친 음입니다. 여기에 각 음이 시작하고 끝나는 시각, 빠르기, 박자표, 조표 정보가 함께 담깁니다. 채널은 16개까지 쓸 수 있어 피아노, 베이스, 드럼 같은 파트를 나눠 담을 수 있고, 프로그램 번호로 각 채널의 악기 소리를 지정합니다. 피아노 서스테인 페달처럼 음 이외의 조작도 컨트롤 정보로 기록됩니다.
오디오 파일과의 차이
MP3나 WAV 같은 오디오 파일은 마이크에 들어온 소리의 파형을 그대로 저장합니다. 그래서 어느 기기에서 재생해도 같은 소리가 나지만, 녹음된 음 하나만 골라 고치기는 어렵습니다. MIDI는 반대로 음 하나하나가 따로 기록되어 있어 틀린 음을 바로 고치거나, 빠르기만 바꾸거나, 피아노 파트를 현악기 소리로 바꾸는 일이 간단합니다. 용량도 몇 분짜리 곡이 수십 킬로바이트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대신 재생하는 장치의 음원에 따라 소리의 질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표준 악기 배정과 드럼 채널
어느 기기에서 열어도 비슷한 악기로 들리도록 128가지 악기 번호를 정해 둔 규격이 General MIDI입니다. 1번은 어쿠스틱 그랜드 피아노, 33번부터 40번까지는 베이스 계열처럼 악기 종류가 정해져 있습니다. 드럼은 10번 채널에 따로 배정되며, 이 채널에서는 음 번호가 음높이가 아니라 킥, 스네어, 하이햇 같은 타악기 종류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36번은 킥, 38번은 스네어, 42번은 닫힌 하이햇입니다. MIDI 파일에서 드럼 파트가 엉뚱한 피아노 소리로 들린다면 채널 배정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MIDI를 연습에 활용하는 방법
MIDI는 연습 도구로도 쓸모가 많습니다. 악보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로그램에서 MIDI 파일을 열면 빠르기를 낮춰도 음높이가 변하지 않으므로, 어려운 구간을 천천히 들으며 따라 칠 수 있습니다. 특정 파트만 소리를 끄고 나머지 반주에 맞춰 연주하는 마이너스 원 연습도 간단합니다. 조를 바꾸고 싶을 때도 음 번호를 일정하게 올리거나 내리기만 하면 되므로 소리가 뭉개지지 않습니다. 화면에 건반이나 음표 막대로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을 쓰면 악보를 아직 잘 못 읽는 사람도 어느 건반을 언제 누르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연습할 수 있습니다.
형식 0과 형식 1
확장자가 .mid인 표준 MIDI 파일에는 주로 두 가지 형식이 쓰입니다. 형식 0은 모든 채널의 정보를 트랙 하나에 합쳐 담고, 형식 1은 파트마다 트랙을 나눠 담습니다. 악보 프로그램에서 파트별로 깔끔하게 나눠 보려면 형식 1이 편합니다. 형식 0 파일을 열었을 때 모든 악기가 한 보표에 몰려 나오면, 프로그램의 가져오기 설정에서 채널별로 트랙을 나누는 옵션을 찾아 보세요.
MIDI를 악보로 바꿀 때 알아 둘 점
MIDI에는 음의 높이와 시각은 정확히 들어 있지만 음자리표, 음 이름 표기, 마디 나눔 같은 악보 정보는 따로 없거나 부족합니다. 그래서 악보로 바꿀 때는 사람이 연주한 미세한 시간 차이를 가까운 음표 길이로 맞추는 정리 과정이 필요하고, 도#과 레b 중 어느 쪽으로 적을지도 조표를 바탕으로 정해야 합니다. 수노에서 받은 MIDI를 악보로 만들고 싶다면 MIDI 안내 화면에서 올리는 방법과 받을 수 있는 파일 형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PDF, MusicXML, MIDI로 받아 MuseScore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어서 다듬으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같은 MIDI 파일인데 왜 기기마다 소리가 다르게 나나요?
MIDI 파일에는 어떤 음을 언제 치라는 정보만 들어 있고 실제 소리는 재생하는 기기의 음원이 만들어 냅니다. 컴퓨터 기본 음원, 전자 피아노, 음악 프로그램의 가상 악기가 서로 다른 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은 파일도 다르게 들립니다.
가온다가 프로그램마다 C3 또는 C4로 표시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MIDI 규격은 음 번호만 정하고 옥타브 이름 붙이는 방식은 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0번 음을 C4로 부르는 프로그램도 있고 C3으로 부르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름만 다를 뿐 60번이라는 같은 음이므로 소리나 악보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MP3 같은 음원 파일도 MIDI로 바꿀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음원에서 들리는 음의 높이와 시작 시각을 분석해 MIDI 신호로 옮기는 자동 채보 방식을 씁니다. 다만 여러 악기가 겹친 곡은 분석이 어려워 결과에 빠진 음이나 남는 음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받은 뒤 원곡과 비교하며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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