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산도

Glissando (gliss.)

글리산도(Glissando)는 프랑스어 '미끄러지다'를 이탈리아어처럼 다듬어 만든 말로, 시작 음에서 끝 음까지 중간 음들을 훑으며 미끄러지듯 이어 가는 연주를 뜻합니다. 악기에 따라 미끄러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피아노와 하프는 건반이나 줄을 손톱이나 손가락으로 쓸어 중간 음들을 계단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트롬본이나 현악기, 사람 목소리는 음높이가 끊김 없이 연속으로 변하는 진짜 미끄러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피아노 글리산도는 흰건반을 손톱 등으로 훑는 것이 보통이라 결과적으로 다장조 음계가 빠르게 지나가는 소리가 나며, 검은건반만 훑으면 5음 음계 느낌이 납니다. 트롬본은 슬라이드를 쭉 밀어 웃음소리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하고, 하프는 줄을 미리 원하는 조율로 맞춘 뒤 한 번에 쓸어 내려 화려한 화음 흐름을 만듭니다.

비슷한 개념인 포르타멘토는 주로 노래나 현악기에서 두 음 사이를 짧고 은근하게 이어 주는 표현이고, 글리산도는 그 이동 자체를 뚜렷한 효과로 드러낸다는 점이 다릅니다. 기타 타브의 슬라이드도 넓게 보면 같은 원리이지만 기타 악보에서는 별도 기호로 구분해 적습니다.

악보에서 이렇게 보인다

시작 음표와 끝 음표의 머리를 직선이나 물결선으로 비스듬히 잇고, 선 위나 옆에 gliss.라는 약어를 적습니다. 선이 위로 향하면 올라가는 글리산도, 아래로 향하면 내려가는 글리산도입니다. 효과는 시작 음의 길이 동안 진행되어 끝 음에 도착하면 멈춥니다. 피아노에서 훑을 건반 종류를 지정할 때는 선 근처에 흰건반 또는 검은건반이라고 글로 덧붙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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