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화음(차용 화음)

Borrowed chord

빌린화음은 같은 으뜸음을 가진 다른 조, 주로 같은으뜸음조의 단조에서 화음을 잠시 가져와 쓰는 기법입니다. 다장조 곡에서 F 대신 Fm을 쓰거나, A♭, B♭, E♭ 같은 화음을 끼워 넣는 것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 화음들은 모두 다단조에 원래 있는 화음이므로, 장조의 밝은 흐름 속에 순간적으로 어둡고 아련한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가장 자주 들리는 형태는 IV - iv - I 진행입니다. 다장조에서 F - Fm - C로 가면 A음이 A♭으로 반음 내려갔다가 G로 떨어지면서 애틋한 느낌이 납니다. 록이나 팝에서 C - B♭ - F - C처럼 ♭VII를 쓰는 진행도 빌린화음의 일종으로, 웅장하고 시원한 인상을 줍니다. 부속 딸림화음이 다음 화음을 향해 끌어당기는 기능이라면, 빌린화음은 주로 색채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반대로 단조 곡에서 장조의 화음을 빌려 오기도 합니다. 단조 곡의 마지막 화음을 장3화음으로 끝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며, 이를 피카르디 3도라고 부릅니다. 빌린화음은 짧게 쓸수록 효과가 선명하고, 길게 머무르면 조바꿈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악보에서 이렇게 보인다

악보에서는 조표와 어긋나는 임시표가 붙은 화음으로 나타납니다. 다장조 곡의 Fm 자리에는 A 앞에 내림표가 붙고, 코드 기호로는 Fm, A♭, B♭처럼 적힙니다. 화성 분석에서는 iv, ♭VI, ♭VII처럼 로마 숫자 앞에 변화표를 붙여 원래 조의 화음과 구분합니다. 채보 프로그램이 이런 화음을 만나면 조를 잘못 추정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곡 전체의 조표는 처음과 끝의 으뜸화음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악보에서 이 표시를 직접 보고 싶다면 음원이나 MIDI를 올려 보세요. 악보 PDF와 MIDI로 바꿔 드립니다.
악보 변환하러 가기